다큐멘터리 ‘티티컷 풍자극’.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공


사락사락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장소, 도서관. 세상에서 가장 고요하게 느껴지는 이 공간에선 책을 읽거나 빌리는 게 다가 아니다. 2018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이곳이 아이를 위한 놀이 활동과 성인을 위한 강연, 때때로 열리는 공연과 전시, 사회적 약자 지원, 시민 토론의 장까지 현대 사회의 문화적 역동이 가장 뜨겁게 담긴 장소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 공간의 일상을 깊고 끈질기게 응시하면서 표면 아래 의미를 때로 감동적으로, 때로 신랄하게 전해온 다큐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대규모 회고전이 제17회 디엠지(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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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에 태어나 90살이 넘은 최근까지도 신작 작업을 계속해온 와이즈먼은 살아있는 전설로 꼽힌다. 1967년 발표한 첫 작품 ‘티티컷 풍자극’은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 정신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여는 장기자랑 장면으로 시작한다. 음울하지만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 뒤에는 강제급식, 언어폭력, 구금 등 비인간적 일상이 이어진다. 내레이션도, 음악도주식투자분석
없이 전개되는, 와이즈먼이 개척한 ‘다이렉트 시네마’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1990년대 초까지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데뷔작을 비롯한 상영작 20편 가운데 미국 캔자스시티 경찰들의 일상을 따라가는 ‘법과 질서’(1969), 테네시 청소년 법원의 일상을 보여주는 ‘청소년 법원’(1973), 애틀랜타 국립영장류센터의 P2P금융
연구와 실험 일상을 담은 ‘영장류’(1974) 등은 국가 제도나 과학 연구의 논쟁적 주제를 날선 문제의식으로 보여준다. 앨라배마 시청각장애인협회에서 학생들의 교육 과정을 담은 ‘시각장애인’(1986)이나 텍사스 오스틴의 한 복싱체육관을 관찰한 ‘복싱체육관’(2010)은 인간의 가능성과 성장, 공동체의 가치를 보여주는 가슴 뭉클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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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제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하는 기획전도 마련됐다. 인공지능은 영화의 새로운 협업 파트너인가, 도구에 불과한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가, 일시적 유행인가? 인공지능이 만든 이미지는 진실인가, 허상인가? 이런 질문의 해답을 찾고 비판적 성찰을 담은 전세계 다큐 9편이 상영된다. 창작의 전위에서 인공지능을 다양하게 실험하주식평균수익률
며 완성한 작품들이다.
개막작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가 선전의 무대가 된 초등학교에서 어린아이들을 군사화하는 과정을 2년 동안 기록한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다. 올해 영화제는 11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막하며, 17일까지 전세계 50개국 143편을 상영한다. 씨지브이(CGV) 파주야당과 메가박스 킨텍스를 주요 상영관으로 운영하면서 상영 공간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